2025년 11월 출퇴근을 위해 기아 모닝 신차를 구입했습니다.
생에 첫 차는 아반떼MD 였는데, 아이들 등하원 및 아내의 출퇴근 차량으로 잘 타고 있습니다.
오타쿠 아저씨가 차를 샀는데, 아내의 취향고려 없이 내 취향대로 꾸밀 수 있다?!?!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아스라다로 귀결됩니다.
즉시 설계에 들어갑니다.




아스라다 헤드 외형은 3D모델 공유 사이트에 무료로 공개되어있는걸 활용해 제 목적에 맞게 수정했고,
일부 디테일 변경 및 기능 구현을 위한 베이스를 추가하여 설계했습니다.
기능 구현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시동 켜지면 간단한 부팅 애니메이션 후 아스라다 본 디자인의 녹색 눈이 화면에 전시
② 주행 시작하면 현재 속도 / 엔진 RPM / 연료 잔량 표시
- 운행 중 정차 시 녹색 눈 화면으로 전환
- 운행 재개 시 속도 / 엔진 RPM / 연료 잔량으로 전환
- 물리 버튼 클릭으로 네눈밖이 고정 / 운행정보 고정 / 자동 전환 모드 선택 가능
③ 아스라다 음성 재생 및 LED 인디케이터 구현
- 속도 80km/h 진입 시 "부스터 온" 재생
- 그 외 일정 기간 음성 재생할 이벤트 발생 없으면 랜덤으로 아스라다의 주요 대사를 재생

설계는 블렌더를 사용했고, 3D 프린팅은 '갓핑거 스튜디오'에 출력 의뢰를 드렸습니다.
설계한 3D 모델링 파일은 출력을 위해 전달드렸고, 출력물을 수령하기 전까지 아스라다 헤드가 차량과 연동될 기술을 확보해야합니다.
말도 안되게 오~래된 클래식카가 아닌 이상, 거의 모든 차량의 퓨즈박스 안에는 OBD-II 단자가 있습니다.
CAN통신을 통해 차량의 ECU로부터 여러가지 차량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단자이며, OBD-II 고장진단 스캐너를 여기 꼽으면 차량 운행정보, 고장 진단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세상이 많이 좋아졌는데 당연히 취득한 차량 ECU 정보를 블루투스로 쏴주는 OBD-II 스캐너가 있지요.
기술 연구를 위해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대충 싼걸 하나 주문했으나 전원조차 안들어옵니다.
몇천원 수준의 투자였지만 역시 싼게 비지떡이라는걸 깨닫게 됩니다.

검색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국산 제품을 약 4만원 가량의 비용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구입한 제품은 '나니카 BT 4.0' 제품으로, 개발 및 유통까지 하시는 사장님이 네이버 카페를 통해 후속지원을 해주고계십니다.
물론 대부분의 OBD-II 스캐너 구입자분들은 스마트폰 또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해 차량 정보를 열람하고 계시긴 합니다.
역시 국산이 최고죠.
별달리 추가 조치할 것도 없이 꼽으면 그냥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연결해보니 차량 정보가 술술 나옵니다.

서두에 밝혔듯, 제 차는 기아 모닝... 즉, 경차입니다.
배터리가 매우 빈약하며 작고 소중합니다.
OBD-II 단자의 Vcc는 차량의 시동과 하등 상관없이 상시전원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OBD-II 스캐너를 계속 꼽아놓으면 차를 운행하지 않는 동안에도 배터리를 쪽쪽 빨아먹는다는 말씀 되겠습니다.
따라서, OBD-II 스캐너의 전원 개조에 들어갑니다.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OBD-II에 인가되는 전원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해 ACC전원인 파워아웃렛에 연결하기로 합니다.
이미 걸치기로 작업되어있는 뭔지 모를 배선(블박으로 추정은 됩니다만...)은 똑같이 걸치기로 두되, OBD-II 배선은 듀얼 퓨즈 홀더로 작업하기로 합니다.
먼저 OBD-II 연장선을 중간부분 외피를 조심히 벗겨내봅니다.

범 국가적 약속으로 Vcc는 빨간색, GND는 검은색이 상식이지만, 저는 다수의 중국발 제품을 겪으며 이 쒜끼들은 상식을 밥먹듯 어긴다는걸 몸으로 체득하고 있습니다.
OBD-II 진단스캐너는 국내산이지만 이런 연장케이블류는 보통 중국이나 베트남 제작품을 수입해 쓰는 경우가 많으므로 확인을 할 필요가 있지요.

빨간선의 피복을 아주 살짝만 까내어 연선을 노출시킨 후 멀티미터로 빨간선의 연선과 OBD-II 단자의 16번 핀(Vcc)을 찍어봅니다.
삐~~ 하고 청아한 소리가 울리며 빨간선이 Vcc가 맞다는 주장을 강하게 합니다.
이제 뭐 별거 없습니다.
빨간선을 끊어내고 차량의 OBD-II 단자가 꼽히는 부분이 아닌, OBD-II 진단 스캐너가 꼽히는 쪽의 빨간선에 듀얼 퓨즈 홀더를 연결하고 절연테이프로 감아 마감해줍니다.

OBD-II 진단 스캐너로 전원이 인가될 위치에는 5A짜리 퓨즈를 꼽아주고,
그 아래 기존 퓨즈 꼽을 자리에는 차량 파워아웃렛 퓨즈자리에 있던 원래 20A짜리 퓨즈를 옮겨 꼽아줍니다.
20A 퓨즈가 제거된 파워아웃렛 퓨즈 자리에 위 듀얼퓨즈 홀더를 꼽습니다.
(기존에 걸치기로 연결되어있던 배선도 듀얼 퓨즈 홀더의 입력단 다리에 그대로 걸치기 연결했습니다)
이제 시동을 켜면 OBD-II 진단 스캐너도 같이 켜지고,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OBD-II 진단 스캐너도 꺼집니다.
이로써 대기전력 사용량 0 !!
추가로, 아스라다 헤드에 5v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예비전원(IG2)에 3A 15W 12v to 5v 전압강하 모듈을 연결하고, 출력단에 USB C타입 케이블을 길게 연장했습니다.
운전석 A필러 쪽을 탈거해 C타입 케이블을 통과시켜 대시보드 한가운데까지 오도록 전원선 작업을 했습니다.
OBD-II 스캐너를 주문해 받고, 차량에서 연결 테스트를 하고, 전원 개조를 하는 며칠간 '갓핑거 스튜디오'에서 열심히 출력을 마치고 결과 출력물을 보내주셨습니다.


여담이지만, '갓핑거 스튜디오'는 세계 최고레벨의 3D 프린팅 기술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어디 한군데 뒤틀리거나 헐겁거나 타이트한곳 없이 그냥 착착 조립하면 딱 맞기에 즉시 가조립해 보았습니다.
이제 약간의 서포터 자국을 사포로 없애고 즉시 도색에 들어갑니다.
아스라다 헤드를 작업하시는 많은 개인 작업자분들의 작례를 보면 사용한 색상이 각양각색입니다.
요즘처럼 CG로 작업하던 시절의 작품이 아니기에 어차피 애니메이션 작중에서도 아스라다 헤드의 색감은 들쭉날쭉 합니다.
하여, 저는 아스라다의 테마 컬러인 메탈릭 블루와 펄 화이트로 도색하기로 했습니다.

메탈릭 블루의 경우 맘에드는 시판 도료가 없어 직접 조색했습니다.
모모델링 메탈릭컬러 아이언 + 모모델링 메탈릭 스테인리스 + IPP 메탈릭 블루 세가지를 조금씩 가감하며 원하는 메탈릭 블루를 조색했고, 펄 화이트의 경우 모모델링 유광 화이트서페이서 위에 SUNIN7 펄 화이트를 얇게 도포했습니다.
과정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도장면 위에 일부 블랙 포인트 부분도색의 경우 DSPIAE 소프트팁 마커 MK-01 블랙을 칠한 후 삐져나온 부분을 건프라이머 솔벤으로 정리해줬습니다.
이후 전체적으로 IPP 유광 슈퍼클리어를 3 레이어 올려 마감했습니다.
외장은 다 완료가 되었고, 이제 프로그래밍이 남았습니다.
프로그램은 크게 4가지 주요 기능이 필요합니다.
① OBD-II 스캐너와 블루투스 연동 및 데이터 요청 송신 / 응답 데이터 수신
② 원형 LCD에 차량 ECU로부터 취득한 정보 전시 및 이벤트 애니메이션 전시
③ 이벤트 애니메이션에 맞춰 음원 재생
④ 이벤트 애니메이션 음원에 맞춰 LED 점등
이 필요 기능을 모두 커버하기 위해 라즈베리파이3B+에서 WiringPi 기반으로 프로그래밍을 합니다.
정보 및 애니메이션 전시를 위해 GC9A01 원형 TFT LCD를 사용했으며, USB 타입의 사운드 모듈+스피커를 사용했습니다.
LED는 늘 그렇듯 ws2812 RGB LED 2020 사이즈를 사용했습니다.
사실상 원형 LCD 전시화면과 에니메이션 구현, 음원 재생, LED 제어의 핵심 코드는 금방 코딩완료 했습니다만,
OBD-II 스캐너와의 블루투스 통신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차고나 마당이 있는것도 아니니 차는 당연히 지하주차장에 있고, 저희집은 아파트 9층입니다.
차량에 모니터를 설치하고 앉아 디버깅 할 수가 없으니 집 작업실에서 코딩하고, 차에가져가 테스트해보면서 조그마한 LCD에 찍은 디버그 코드를 보고 원인을 추정해 다시 작업실에서 디버깅.. 이걸 지겹도록 반복해야 했습니다.
결국 OBD-II 스캐너 연결의 핵심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① 'ATH1' 커맨드로 Header On (현기차는 무조건 Header가 필요)
② 'ATAT2' 커맨드로 Adaptive Timing On
③ 'ATST64' 커맨드로 Timeout 대기시간 증가
④ ' ATCAF1 ' 커맨드로 CAN Auto Formatting 설정
위 커맨드 중 하나라도 누락되면 라즈베리파이에서 블루투스로 OBD-II 통신이 실패하거나, 통신 연결이 되어도 STOPPED로 데이터 송수신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OBD-II 스캐너와 연동하여 차량의 ECU 정보를 정상적으로 수신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아스라다 헤드를 완성하는 마지막 한조각이 남게됩니다.
애니메이션 작중 아스라다의 주요 대사 및 이벤트에 맞춰 음원 싱크를 맞추는 작업입니다.
쉽게 가자면 스피커 모듈을 통해 수집된 소리에 반응하여 LED 인디케이터를 점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의 문제는, 네비게이션 안내 또는 차량 탑승 인원들의 말소리에도 반응해 원치않게 LED가 점등될 수 있다는 점이죠.
아스라다 헤드의 LED 인디케이터는 아스라다 헤드 스스로가 음성 안내를 할때만 점등되는 것이 애니메이션 내 설정에 부합합니다.
즉, "부스터 포드 작동! 엔진 임계점까지 카운트 스타트!"를 포함하여 총 33개의 준비된 음원 하나하나마다
LED가 언제, 몇채널로 켜지고 꺼지는지 직접 싱크를 노가다로 맞춰주어야 한다는 말이죠.
이 싱크가 제대로 맞아떨어져야 비로소 아스라다가 스스로 말하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건 연출의 영역이고 감성의 영역이므로 기술적 노하우가 하등 필요 없습니다.
그저 쌩 노가다일 뿐이지요.
하지만 완벽을 목표로 하는 덕후에게는 즐거운 노가다였습니다.
매일 퇴근 후 저녁식사를 하고, 아이들 목욕을 시킨후 재우고, 아내와 잠깐의 TV시청 시간을 가진 후 밤 11시 즈음부터 새벽 2~3시까지의 심야시간을 투자해 모든 대사의 싱크를 맞췄습니다.
주요 대사의 경우 처음엔 완전 랜덤으로 재생 직전 선택하게 코딩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대사가 연달아 재생되는걸 확인한 후 재생 방법을 변경했습니다.
아스라다 헤드 부팅 직후 총 31개의 대사 순서를 랜덤으로 섞어준 후, 섞인 순서대로 대사를 순차 재생합니다.
첫번째 대사부터 31번째 대사까지 다 재생되면 다시 모든 음원의 순서를 랜덤으로 뒤섞은 후 다시 순차 재생하는 방식입니다.
| 재생순서 #1 | 재생순서 #2 | ... | 재생순서 #30 | 재생순서 #31 |
| 음원 #17 | 음원 #6 | ... | 음원 #12 | 음원 #29 |
| 재생순서 #31 까지 모두 재생 후 |
| 재생순서 #1 | 재생순서 #2 | ... | 재생순서 #30 | 재생순서 #31 |
| 음원 #9 | 음원 #30 | ... | 음원 #21 | 음원 #4 |
요런 식으로 순서를 랜덤 배치 후 순차재생하면 같은 음원이 연달아 나오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주요 대사 랜덤 재생 주기는 처음에 10분으로 잡았다가, 테스트해보니 너무 오래 기다려야 나오길래 5분으로 줄였습니다.
31개 대사를 모두 들으려면 2시간 30분이 걸리므로 아주 장거리를 운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 들을 일이 없겠네요;;
뭐 아무튼, 이제 최종 조립 후 차량에 설치하면 됩니다.

빼곡하게 꽉꽉 들어찼네요.
뚜껑을 덮고 차량에 설치해 최종 필드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지하 주차장 한 블럭을 빙 돌아봅니다.
엔진 RPM, 속도, 연료잔량이 정상적으로 잘 표시되며, 속도가 0km/h로 정차하면 녹색 렌즈 4개가 전시되며 대기 모드로 잘 진입합니다.
다만, 지하 주차장이다보니 주변이 어두워 아스라다 헤드의 외형이 영상에 잘 안보이네요.
아스라다 헤드의 외형까지 잘 담기도록 바깥 나들이를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딸, 아들 두녀석을 데리고 동네 마트에 다녀와봤습니다.
모든 기능이 이상없이 정확하게 동작하고, 외형과 크기도 정확하게 의도한 그대로입니다.
이로써 아스라다 헤드가 완성되었습니다.
현재 라즈베리파이3B+ OS 및 탑재 프로그램이 셋팅된 Micro SD카드의 v1.0 마스터 카피를 보존해주고, 이미지 파일로 백업본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여차해서 복구가 필요할 때 즉시 복구가 가능하도록 준비해야죠.
이상으로, 아스라다 헤드의 최초 설계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함께 보셨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용추가 (2026.04.21)
완성 게시물 작성 이후 사이버 포뮬러 팬인 몇분과의 이야기를 통해 개선점을 조언받아 일부 코드를 수정했습니다.
어차피 하드웨어가 완성되면 소프트웨어 수정이야 짬날때 조금씩 업데이트 하면 되니까요.
1.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아스라다 렌즈 회전 이벤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이 꽤 많으셔서 렌즈 회전 이벤트 확률을 대폭 높였습니다.
2. 우리는 매니아층이니 상관없지만, 가족과 동승하는 경우 아스라다의 대사를 시끄럽다 구박받을 수 있으니 음소거 모드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조언이 있어 반영해봤습니다. 물리버튼에 의해 부팅 직후 자동전환모드 -> 렌즈 고정 모드 -> HUD 고정 모드 -> (무음)자동전환모드 -> (무음) 렌즈고정모드 -> (무음) HUD 고정모드 순으로 순차 전환됩니다.
번외로, 아스라다 헤드 목부분에 서보모터를 넣어 가동하는게 어떨지 의견 주신 분들도 계십니다만, 제작 전 레퍼런스 조사 중 기존의 목 가동되는 제품에서 가동부의 고장이 잦다는 글을 적잖이 보았기에 저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서보모터를 제어해서 가동하는거야 기술적으로 아주 쉬운 것이지만, 개인 제작품에서 고장수리 포인트는 최소화 하는게 적절하다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차량에 설치해 사용할 목적이다보니 가속/감속시 회전과 상관없이 서보모터와 연결될 샤프트에 전후방 방향으로 힘이 가해져 축이 휘거나 서보가 죽을 위험성도 우려되고, 서보모터가 들어갈 공간을 더 필요로 하는 만큼 베이스의 높이가 더 높아질텐데 외형적으로 제가 바라는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현재 상태를 최종 버전으로 두고, 소프트웨어는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조언받을 때 마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