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구름나무입니다.
개인적으로 모형용품 중 더이상의 업체간 비교를 할 필요를 못느끼고 완전 정착하여 절대 바꾸지 않는 것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프라이머 및 서페이서 - 모모델링 / 락카계 건메탈 도료 - 최고 존엄 타미야 LP-19 / 락카계 골드 도료 - SUNIN7 스타라이트골드 / 마스킹 테잎 - 카모이 / 게이트 사포질 후 피니쉬 - 건프라이머 밸런서 그레이 &화이트
이 중 건프라이머의 경우 중국에서 저렴한 생산비의 저가 제품을 떼와 택갈이 해서 유통하는 일부 업체들과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100% 국내 연구개발 및 생산의 업체입니다. 물론 이 점으로 인해 제품의 가격이 유사 경쟁 제품들에 비해 약간 더 비싸다는 점도 있지만 제가 지금까지 겪어본 감상으로는 '충분하고도 남을만큼 돈 값을 한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업체의 눈치를 보거나 홍보의 목적 없이, 순수하게 그동안 제 돈으로 사서 써보고 느낀 감상 그대로 정말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막 경쟁 제품의 2배 3배씩 비싼 것도 아닙니다.
동일 라인 제품 중 유명한 일제 메이커 제품과 중국제의 중간정도 가격이죠.
(우리는 그동안 알리/테무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게 아닐까요 ㅎㅎ)
오늘은 이 건프라이머에서 신규 발매된 패널라인 쉐이드 컬러 3종과 솔벤을 살펴보고자합니다.
리뷰의 주요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제품 비교
2. 모세관 현상에 의한 패널라인 채움 비교 (패널라인 액센트 vs 패널라인 쉐이드 컬러 3종)
3. 작업 후 패널라인 색상 표현력 비교
4. 패널라인 주변부 오염 제거 비교 (에나멜 신너 vs 솔벤)
5. 패널라인 용해력 비교
늘 그렇듯 최대한 담백하게 주관은 최소한으로만 섞은 정보 전달 위주로 작성하겠습니다.
1. 제품 비교
패널라인 쉐이드 컬러는 현재 총 3종으로 블랙 / 다크그레이 / 라이트그레이 색상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비교용으로는 가장 대중적인 타미야 패널라인 액센트가 적절하겠지요.

블랙&화이트로 깔끔하고 모던한 라벨이 인상적입니다만, 크키와 외관은 타미야 패널라인 액센트 병과 99% 같습니다.
기존 대중적인 제품의 대체품을 타겟으로 개발하면서 자체 포맷의 새로운 규격 용기나 외관을 채택하는 회사들이 있는데요, 모형인들의 경우 자신만의 배치와 정리, 동선이 보통 몸에 익숙하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용기나 외관의 변화를 꺼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그런 제품이 맘에 들었다면 익숙해지면 될 일이지만, 익숙한 동작과 동선에 맞춰 제품이 나온다면 더 좋겠지요.

참고로, 저는 그동안 패널라인 액센트를 사용할 경우 극세필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저 뚜껑 붓은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완전한 새것입니다. 양쪽 제품 모두 사용감이 없는 완전한 새거라는 점에서 볼때 패널라인 쉐이드의 붓 끝이 미세한 차이로 조금 더 얄쌍하고 붓 끝이 가지런히 모여있습니다.
사실 패널라인에서 빠져나온 자국은 에나멜신너 또는 솔벤으로 지우면 되기에 아주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오나, 성의 있는 마감과 세세한 곳에서 신경쓴게 드러남이 고객의 만족도를 올린다 생각합니다.
2. 모세관 현상에 의한 패널라인 채움 비교 (패널라인 액센트 vs 패널라인 쉐이드 컬러 3종)
다음으로 제품의 주 목적인 패널라인 강조를 비교합니다.
두께 1T의 프라판을 준비하고, 0.15mm 패널라이너로 총 네개의 패널라인을 그어 시편을 준비했습니다.
좌측부터 ① 타미야 패널라인 액센트 블랙 ② 건프라이머 패널라인 쉐이드 블랙 ③ 패널라인 쉐이드 다크 그레이 ④ 패널라인 쉐이드 라이트 그레이를 사용해 패널라인을 채우겠습니다.
(이하 타미야 패널라인 액센트는 패.액., 건프라이머 패널라인 쉐이드는 패.쉐.로 표기합니다.)

각 패널라인을 번호에 맞는 제품으로 채워 패널라인을 강조해보겠습니다.
패.쉐 모든 컬러가 패.액보다 패널라인에 스며들어 채워지는 속도가 같거나 더 빨랐으며, 속도보다도 먼저 놀란 점은 냄새가 정말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락커 계열 냄새보다 에나멜 계열 냄새가 코를 찌르는 듯 날카로운 냄새라 힘들어하는데 건프라이머 패.쉐.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냄새가 적었습니다.
3. 작업 후 패널라인 색상 표현력 비교

큰 방울 이 떨어진 것들은 휴지를 여러번 접어 살짝 갖다대서 흡수시켰습니다.
패.액. 블랙과 패.쉐. 블랙은 0.15mm 패널라인에서 색상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이는 제가 타미야 패.액.에 유광 블랙 에나멜 도료를 약간 더 희석해 색을 진하게 쓰기 때문입니다. 순정 상태의 패.액. 블랙이 패.쉐. 블랙보다 색이 약간 흐릿하다는 얘기지요.
건프라이머 패.쉐. 블랙과 다크 그레이의 컬러감은 육안으로 보았을 때 미미하게 차이나는 정도라 느꼈습니다.
시편이 단순 백색이라 대비효과로 인해 차이가 미미하게 보이는 것 같은데, 촬영 화상으로는 그 차이가 더 좁게 느껴집니다.
다크 그레이 컬러는 나중에 다른 색의 시편을 만들어 다시 한번 테스트 해보는게 좋을 것 같네요.
패.쉐. 라이트 그레이는 정말 만족스러운 컬러감이었습니다.
촬영 화상으로 보는 것 보다 육안으로 봤을때 안정감이나 부드러운 인상의 컬러가 상당히 마음에 들며, 저라면 앞으로 패.쉐. 블랙과 라이트 그레이는 고정적으로 구매하여 사용하겠습니다.
이제 패널라인 작업 시 삐져나온 도료의 오염 제거를 비교하기 위해 위쪽이 아닌 아래쪽에도 각 번호에 맞는 제품으로 일부러 오염을 만들어 시편을 준비합니다.

4. 패널라인 주변부 오염 제거 비교 (에나멜 신너 vs 솔벤)
먼저 시편 아랫쪽에 마스킹 테잎을 붙여 보호해준 상태로 윗쪽을 솔벤으로 정리해봅니다.
에나멜 신너는 닿자마자 에나멜 도료(용질)를 녹여 면봉이 흡수하는 방식인 반면, 솔벤은 '녹인다'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문질 문질하면서 '닦인다'의 느낌으로 정리가 되는데, 잠시 갸우뚱 갸우뚱 해보다가 그나마 비슷한 느낌을 떠올려냈습니다.
화이트보드에 보드마카를 써보신 분들은 한번쯤 경험이 있을실텐데요.
써놓은 채 안지우고 오~~래된 보드마커는 엄청 바짝 말라붙어서 화이트 보드 지우개로 슥슥 문질러서는 안지워지고, 엄청 빡빡 문질러야 지워지지만 자국은 또 남거든요.
이럴때 기존의 오래두어 완전 경화된 마커 위에 다시 보드마커로 겹칠한 후 화이트 보드 지우개로 문지르면 대부분의 경우 잘 지워집니다. 정확히 딱 이느낌을 패널라인 쉐이드 컬러와 솔벤 조합에서 느꼈습니다.
잘 지워지고, 번지지 않고, 에나멜 신너보다 공정 전체적으로 보면 공수가 많이 아껴집니다.
이제 시편의 아랫쪽을 타미야 에나멜 신너를 사용해 정리해봅니다.
솔찍히, 기존의 방식으로 에나멜 신너를 면봉에 묻힌 후 키친타월이나 휴지로 한번 꾹 짜내고 작업해도 딱히 힘든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늘 그렇게 작업해왔고 좋은 결과물을 얻는데 딱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솔벤도 고정으로 쓰겠습니다. 편합니다. 면봉 문지르는 횟수도 적고, 사용하는 면봉도 더 적게 소모하며 같은 결과물 퀄리티를 냅니다. 솔벤이 동량의 에나멜 신너보다 비싸다 해도 제 노동력과 소모되는 부자재를 생각하면 무조건 더 비싸다고 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건프라이머 패널라인 쉐이드 컬러도 참 좋은 제품임에 틀림없으나, 솔벤은 정말 정말 좋습니다.
저는 건프라이머 관계자도 아니고 제 블로그건 유튜브건 카페활동이건간에 일체의 금전적 이득을 보지 않으며 수익 창출 수단으로 삼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감탄해서 밝히는 얘기란거죠. 솔벤은 제가 그동안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한 밸런서 그레이/화이트와 견줄만큼 잘 나온 제품입니다.

5. 패널라인 용해력 비교
이쯤에서 기존의 에나멜 신너와 건프라이머 솔벤의 용해력을 비교해보려 합니다.
사실 원래는 에나멜 신너와 솔벤을 들이붓다시피 투입해서 솔벤트 크랙을 만들려고 했는데, 솔벤트 크랙을 고의적으로 만드는건 실패했고, 대신 패널라인 안에 채워진 도료가 녹는 차이를 명확하게 찍게되어서 용도변경 했습니다 ㅎㅎ
진행 과정과 결과를 한번 보시죠.
에나멜 신너로 패널라인 정리 시 조금만 주의가 산만해지면 면봉에 적신 신너를 덜어내는걸 깜빡해 패널라인이 지워지기도 하는데요, 솔벤을 사용할 경우 패널라인을 실수로 다 지워내는 일은 없겠네요.
패널라인 쉐이드 컬러와 솔벤의 사용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은 상기와 같습니다.
이제 실제 작업물에 적용을 해볼까 합니다.
현재 작업중인 반다이 무등급 1/100 티에렌 지상형에 포함된 동 스케일 파일럿에 먹선을 넣어보겠습니다.
새끼손톱만한 피규어이므로 당연히 패널라인이 마이크로 단위로 아주 얕고 맨눈으로는 거의 보이지도 않습니다.

아크릴 도료를 사용해 붓도색한 후 유광 슈퍼클리어로 마감제를 한차례 올린 피규어를 준비합니다.
이 위에 건프라이머 패널라인 쉐이드 블랙을 대충 툭툭 찍어 올려줬습니다.

티에렌을 작업중이므로 건담 더블오 TVA 2편 정도를 보고나서, 솔벤 어플리케이터인 미세 면봉을 사용해 면 부분을 지워줍니다.
스케일 상 매우 작으므로 힘줘서 빡빡 문지르면 안되고, 슬쩍 갖다대는 느낌의 약한 터치로 지워나갑니다.
적당히 패널라인이 보이고 만족스럽다 싶으면 무광 슈퍼클리어를 올려 반사를 없애고 차분하게 보이도록 합니다.

제법 맘에들게 작업됐습니다. 티에렌은 아직 데칼 작업중이지만 상체만 간단 조립해서 태워봅니다.

아주 맘에 쏙 듭니다.
패널라인 쉐이드 컬러도 솔벤도 기존에 쓰던 제품들을 폐기하고 전부 대체할만큼 만족스런 품질입니다.
그간 사서 써본 건프라이머 제품군에서도 1-2위를 다툴 제품이군요.
궁금한 제품이 있으면 무조건 써보고 긍정적인 체험을 한 경우 주변에 추천을 드리며, 아 이건 좀 아닌데 싶으면 지인 추천없이 판매처에 이런 점은 좀 개선해주십사 의견을 보내는 편입니다만, 패널라인 쉐이드와 솔벤은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했습니다.
패널라인 액센트와 에나멜 신너를 사용한 먹선작업에 사고를 겪어보셨거나 불안하시다면, 건프라이머 패널라인 쉐이드와 솔벤 조합을 사용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