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구름나무입니다.

'커피향나요'님께 나눔받은 FM 발바토스의 두번째 작업기입니다.

 

지난번 첫번째 작업기에서 일단 부러진 빠따를 수리하고, 어정쩡한 프로포션의 손 대신 전지가동손으로 대체했습니다.

조립의 역순으로 전체 해체를 진행하며 복구 및 보완, 부품 복제 필요 확인 등을 진행했습니다.

빠짐없이 체크한 내용을 토대로 이제 진짜 본작업에 들어갑니다.

 

우선, 좌완부 200mm 포의 슬라이드 기믹 고정 부품이 없어 체결이 안되는 부분을 먼저 개조 들어갑니다.

어렵게 가자면 기믹 고정 부품을 복제하면 되지만, 이건 고생에 비해서 이득이 적습니다.

이런 경우 저는 두번 고민할 것도 없이 네오디뮴(ND) 자석을 활용합니다.

 

팔에 연결되는 고정부 기믹은 내부를 들어내고 깔끔하게 갈아낸 후 스테이플러 심을 잘 배열해 넣습니다.

200mm 포의 경우 회전기믹은 과감히 삭제해버리고 4Φ ND 자석을 밖아넣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팔뚝의 고정성도 기존에 비할 수 없이 좋아지며, 이 상대로 슬라이드도 자연스럽게 가능해집니다.

 
200mm 포 개조 완료

 

다음으로 풀메카닉스 발바토스 시리즈 특유의 짧은 허리를 개조합니다.

 

골반 부품 중 허리 볼조인트가 꼽히는 상부 부품을 위아래로 뒤집어 자리를 잡은 후 황동봉과 순접으로 고정했습니다.

이 간단한 조치만으로 발바토스의 허리 길이가 약 8mm 정도 늘어나게됩니다.

 

문제는, 늘어난 허리에 비해 유압 실린더의 위치가 애매하고 길이도 짧아 늘어난 부분이 비어보인다는 점입니다.

허리의 유압 실린더 부품을 과감히 잘라버리고 메탈실린더로 교체하며, 실린더 고정 부품을 가공하여 골반에 맞닿도록 수정해줍니다.

 

이때, 곧휴 윗부부분 부품의 간섭을 확인하여 이 부품 역시 적당히 가공해주어야 합니다.

 
허리 연장 및 유압 실린더 개조 완료

이제 팔과 다리의 프레임을 전체 분해 후 가동 축이 관통하는 부분의 내경을 좁혀 낙지관절을 보강해줍니다.

 
팔 다리 각 관절 보강 완료

 

많은 분들이 관절 보강 시 순간접착제를 쓰고 계실텐데요.

순간접착제는 저렴한 옵션재료 두가지로 사용성이 대폭 향상됩니다.

 

1) 베이비파우더

 - 극 소량을 순접에 섞으면 순접퍼티가 됩니다. 적절한 경화시간을 가지며 경화 후 사포 연마성도 좋아집니다.

2) 베이킹소다

 - 순접 또는 순접퍼티 위에 왕창 덮은 후 붓 등으로 털어내주시면 뿌린 즉시 순접이 고열과 함께 경화됩니다.

 

저는 관절 보강 시 스카치 테잎 위에 극소량의 베이비파우더와 순접 큰 한방울을 섞어 만든 순접퍼티를 보강이 필요한 부품에 발라 경화시켜줍니다.

당연히 한번에 적절한 텐션이 만들어지진 않으므로 비교적 두껍게 바른 후 적절한 텐션으로 끼워질때까지 사포로 두께를 조절합니다.

 

 

다음으로 좌우 대칭으로 있어야 하나 한쪽이 분실되어 없는 작은 부품을 복제합니다.

이때, 눈 부품도 같이 복제하여 LED 발광 기믹을 넣을 수 있도록 합니다.

 
작은 부품 일체를 한번에 복제하도록 배치

 

종이컵에 틀 고정 후 실리콘 투하

 

어깨의 철화단 마크도 LED로 빛내고 싶어 부품 복제에 들어갑니다.

 

작은 부품들과 달리 이 부품은 크기도 크고 프레임과 결합되야 하는 복잡한 형상이므로 2피스 틀로 제작합니다.

 
프레임과 결합될 뒷면 실리콘 틀 경화 중
뒷면 틀 경화 완료 후 앞면 틀 경화 중

 

복제용 실리콘 틀은 12~24시간의 경화 시간을 갖기때문에 실리콘 복제틀이 완성되기까지 다른 작업을 진행합니다.

 

게이트 제거 시 파먹힌 파츠를 600방 사포 → 800방 사포 → 건프라이머 밸런서 그레이 → 밸런서 화이트(옥색) → 밸런서 화이트(백색) 순서로 연마해 게이트 자국을 없애줍니다.

너무 심하게 파먹은 부품은 위에 언급한 순접퍼티로 매꿔준 후 연마하여 부품을 복구해줍니다.

 
이렇게 파먹은 부품을...

 

이정도까지는 복구할 수 있습니다.

 

 

외장 부품을 씌운 후에도 노출되는 일부 작은 유압 실린더 부품을 크롬 도색해줍니다.

크롬 도료가 완전 건조된 후 클리어 옐로우를 입혀 황동색으로 부분도색을 추후 진행해야 합니다.

 
크롬도료 도색 완료 후 건조 중

 

상기 자잘한 작업들을 마치고 다음날이 되어 실리콘 틀이 완성되었습니다.

 
왼쪽은 어깨 부품용 2피스 틀 / 오른쪽은 작은 부품용 1피스 절개틀

 

우선 작은 부품 복제용 실리콘 틀에 시간을 들여 천천히 교반한 레진을 붓고 약 24시간 경화를 거칩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레진이 공기중에 노출된 주입구쪽은 완전경화가 되었어도 틀 안쪽은 약간 말랑거리는 경우가 잦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부품 복제할때는 바깥쪽을 만져봤을때 경화되었더라도 24시간을 다 채워 경화시킨 후 틀에서 분리합니다.

 

이제 1피스 절개틀에서 복제물을 잘 꺼내어 보면...

 
슬러지를 떼어내기 전이지만, 전체 형상이 기포없이 잘 복제되었습니다.

 

작은 부품들은 복제를 잘 끝냈고.. 이제 형상이 복잡한 어깨부품을 복제해야 합니다.

그동안 분실 부품 복제 또는 자작 부품의 복제를 진행하는 경우 2액형 레진을 사용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UV 레진을 도전해보려 합니다.

 

아내가 당근마켓에서 젤네일 경화용 UV램프를 싸게 구해왔더라구요 ㅎㅎㅎ

UV램프 싸게 사왔다고 자랑하자마자 저는 내심 '드디어 나도 UV레진에 도전해볼 때가 왔구나' 싶었습니다.

 

자.. UV레진을 살살 주입구에 채워넣고 경화를 시작합니다.

 
네일용 제품이라 1분마다 다시 켜줘야 하는 귀찮음이 있었습니다.

 

약 10분만에 경화는 잘 끝났습니다만.. 2액형으로 복제할 때와 달리 기포가 너무 많습니다.

틀에 붓기전에 탈포를 진행하고 부은 후 경화했음에도 생각보다 너무 기포가 많네요.

 
아.. 형상은 잘 나왔는데 기포가 너무 많아요 ㅜㅜ

 

네일용 UV 램프라 출력이 약하다 → 조사 시간을 늘린다 → 열이 발생한다 → 레진 끓어오름 현상 → 기포 발생

.. 의 이유로 생긴게 아닌가 분석중입니다. 어떻게든 열을 억제할 방법을 강구해보고, 한편으로는 다른 원인이 없는지

방대한 네트의 바다를 헤엄치며 검색해봐야겠습니다.

 

이번 작업기는 요기까지 입니다.

다음번 작업기는 아마도 외장파츠 다듬기와 무릎부분의 추가 LED 작업에 대한 내용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문의 작업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